[시장전망③] 다주택자를 괴롭히면 시장에 어떤 일이 일어날까? 부동산114 2021.04.27 조회수 : 6407 추천수 :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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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시중에 돈이 넘쳐난다고 하더라도 지금처럼 수급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았다면 규제책을 "무시"하고 집값이 급등하지 않았을 것이다. 22차례 규제책에도 집값이 잡히지 않는 것은 수급 밸런스 붕괴가 누적되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주택시장에서 수급 밸런스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주택자의 순기능을 정리했다. 참여정부와 마찬가지로 문재인 정부에서도 다주택자는 적폐다. 투기꾼으로 낙인이 찍혔다. 다주택자는 시장에서 어떤 순기능을 할까?


우선 다주택자는 지속적으로 시장에 임대주택을 공급한다. 전국으로 보면 전체 가구의 40% 이상이 전세·월세 등 임대주택에 거주하고 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만 보면 절반 가까이가 전월세 주택에 거주한다. 이 중 임대주택에서 공공임대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은 전국 평균 7.6% 수준이다. 서울은 6.4%에 머물고 있다. 독일 등 유럽의 15~20%에 크게 못 미친다.

주거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인 자가점유율(자기 집에 사는 비율)도 2018년 기준 59.2%에 불과하다. OECD 37개국 평균 69.7%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낮다. 순위로 보면 뒤에서 7번째다. 이런 상황에서 다주택자는 전월세시장에서 전 국민의 1/3에 게 임대주택을 공급하며 세입자의 주거안정에 기여하고 있다.

또 다주택자는 주택시장에서 시장을 조율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대표적인 시장이 바로 분양시장이다. 선분양 체제에서 상승장일 때는 분양시장이 뜨거워 미분양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무주택자는 물론 1주택자도 적극적으로 청약해 내 집 마련을 하거나 신축으로 갈아탄다. 하지만 상승장에서 크게 늘어난 새 아파트 공급물량이 하락장이 와도 계속 쏟아지면 미분양이 늘어나게 된다. 하락장이 오면 무주택자나 1주택자의 갈아타기 실수요가 급감하게 된다. 매수보다 전세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때 다주택자들이 계약금만 내고 미분양 아파트에 투자한다. 입주하면 시장에 새로 전세물량을 공급한다. 수요가 급감하는 하락장에서 다주택자는 미분양 물량의 핵심수요자로서 주택시장이 연착륙하도록 도와준다. 물론 미분양이 입주해 전세를 주며 보유하다 보면 상승장이 와서 자본차익을 얻을 수 있다는 다주택자의 기대심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정부는 주택시장에서 다주택자를 매매가와 전셋값을 부추기는 부동산 투기의 주범으로 인식하고 있다. 병이 생긴 근본적인 원인을 잘못 알고 있으니 당연히 처방은 틀릴 수밖에 없다. 매매가가 급등하고 전셋값이 올라 전세난이 심각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주택자의 투기 욕심 때문이 아니다. 그건 바로 수급 밸런스 붕괴가 장기간 누적되었기 때문이다.

수급 밸런스는 2가지 의미를 담고 있다. 하나는 수도권 도심에 새 아파트를 공급하는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수요가 많은 도심에 정비사업을 통한 새 아파트 공급시스템이 중단되었다는 뜻이다. 또 하나는 시장에 안정적인 전월세물량을 공급하는 시스템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그동안 새 아파트 도심 공급시스템이 무너지는 데는 여러 정부가 기여했다. 그 출발은 참여정부다. 지금처럼 도심의 낡은 주택을 헐고 짓는 정비사업을 전면 중단시켰다. 2003년에 말이다. 그리고 그 공백을 2기 신도시로 메우려고 했다. 하락장이 온 MB정부에서도 정비사업을 외면하고 "반값" 아파트, 보금자리주택 공급에 올인했다. 결국 도심 새 아파트 공급 시스템이 무너졌다. 박근혜 정부 들어서 2014년 대규모 공공택지 건설을 포기하고 도심에 새 아파트 공급을 위해 정비사업 규제를 완화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15년 이후 정비사업 공급물량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2017년에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참여정부처럼 정비사업 새 아파트 공급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있다. 그리고 이를 3기 신도시로 메우려고 한다.

2020년대 도심에 새 아파트 공급이 중요한 이유는 1기 신도시로 대표되는 대규모 아파트가 1990년대에 집중적으로 입주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은 지 30년이 되는 노후아파트가 2020년대에 급증하고 있다. 정비사업을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런데 정부는 6·17대책에서도 볼 수 있듯 안전진단을 더욱 강화해 재건축을 원천봉쇄하려고 한다.

최근 전셋값 상승을 두고 일부에서는 무주택으로 청약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한 대기 수요자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잘못된 분석이다. 2020년 들어 수도권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한 근인(根因)은 2018년 이후 다주택자의 신규 전세물량 공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조정대상지역 양도세 중과와 주택임대사업 세제혜택 축소, 보유세 강화가 결정적이었다. 다주택자의 추가 주택구입을 가로막으면서 신규 전세물량 가뭄이 심각해지고 있다. 세입자도 주거이동을 하지 않고 재계약을 선호해 새로 나오는 전세물량이 씨가 마르고 있다.


2021년은 입주물량 감소와 전월세 공급물량 감소가 충돌하는 해다. 여기에 전세자금대출 규제 및 3기 신도시 대기수요로 반전세· 월세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전월세 가격 급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를 알고 있는 정부는 전월세 가격 급등을 막고자 전월세상한제 도입을 추진한다. 전월세상한제는 대표적인 전월세 공급 감소책이다. 전월세상한제로 인한 다주택자의 임대수익률 저하는 결국 임대주택 공급 감소로 이어질 것이다. 남아 있는 전세물량마저 반전세 또는 월세로 전환될 것이다. 결국 세입자들의 주거부담이 늘어날 것이다. 물론 주택임대소득세 과세 강화 와 대출규제로 인해 월세 전환이 쉽지 않아 반전세가 늘어날 전망이다.

전월세상한제 체제에서 계약된 전세물량이 시장에 좀처럼 나오지 않으면 신규 세입자의 진입장벽은 갈수록 높아질 것이다. 결국 값비싼 새 아파트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반전세 또는 월세로 말이다. 전월세상한제로 인해 새 아파트 최초 전셋값은 높게 책정되어 주거부담이 늘어날 것이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도입할 경우 임대주택의 품질 저하를 초래한다는 외국 사례가 있다. 또 전월세상한제가 세입자의 주거이동을 감소시켜 임대주택 재고 감소로 이어지고 결국 임대료 상승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다주택자의 미분양 구입을 막아놓았으니(중도금대출 금지) 당장 현재의 경쟁력 없는 미분양을 누가 구입할까? 미분양 사태가 장기화되면 최악의 경우 입주시점에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무주택 내 집 마련 실수요자에게 좌절을 안겨줄 것이다.




출처 : 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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