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렬 칼럼니스트] 수도권 3기 신도시 "사전청약"에 쏠리는 쟁점과 문제 서정렬 2020.10.14 조회수 : 405 추천수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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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시작됐다. 이번이 마지막 전쟁이라는 결기로 2030, 4050세대의 청약 전쟁이 시작됐다. 서울에 전세물건이라도 많거나 전셋값 상승세가 멈추었다면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전쟁이었다. 그러나 서울은 66주째 전셋값이 상승했다. 임대차3법 시행으로 전세물건이 없으니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임대차3법으로 임차시장이 안정화될 것이라고 한 정부의 기대와는 반대 현상이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인식했다는 뜻이다. 전세시장 상황이 이러하니 "영끌", "패닉바잉"하고 있는 2030, 4050세대를 달래지 않고 서는 "정부의 실패" 문제가 더 커질 것을 우려한 탓이다. 결국 3기 신도시 가운데 6만호 정도를 "사전분양"한다. 3기 신도시에 대한 정부의 사전분양이 언급되자 시장에서는 바뀐 분위기가 역력이 보이기 시작했다. 바로 2기 신도시 무순위 청약(줍줍 아파트)에 대한 신청자 미달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 10월 7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날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경기도 양주시 "양주 옥정신도시3차 노블랜드 에듀포레"의 134가구가 당첨자를 발표할 수 없었다. 무순위 청약으로 나온 물량보다 신청자 수가 더 적었던 것이다. 한 마디로 미달된 것이다. 한국감정원 접수 기준으로 최근 2년간 소위 "줍줍(무순위 청약)"에서 100가구 이상 미달 가구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무주택 실수요자 입장에서 바로 내 집을 살 수 없다면 서울 내 전세가 그 다음이다. 그런데 전셋값도 너무 올랐고 전세 물건 자체가 희소하다면 그나마 그 다음 차선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이 아직 분양도 되지 않은 2기 신도시다. 그런데 왜 무순위 청약에 신청자 미달 사태가 발생한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결국 가치 있는 "부동산"이 핵심이다. 2기 신도시보다 3기 신도시 일부가 사전청약 된다는 것은 2기 신도시보다 서울에 가까운 신도시 지역 아파트에 청약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2기 신도시는 "3기 신도시 사전 청약"이라는 숨은 복병을 만나 앞으로도 청약관련해서 흥행을 기대하기 어려운 여건을 정부 스스로 자초했다고 할 수 있다. 정부입장에서는 들끓는 부동산 민심에 적절한 대응이었다고 할 수 있으나 여튼 "자가당착"의 우려를 범한 꼴이 되었다.


지난 10월 24일 청약된 부산시 연제구 거제2구역 "레이카운티" 1순위 청약에 총 19만명이 몰렸다. 청약 경쟁률만 120대 1 수준이다. 전국구급 메이저 3개 시공사들이 시공하는 대단지(4,470세대) 아파트로 브랜드 가치가 높은 데다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분양권 전매제한 6개월"이 적용되는 부산시 마지막 분양이라는 점이 주효했다. 청약 후 당첨되면 시세 차익까지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수요자들과 투자자가 몰린 결과 다. 이 단지는 분양대금의 10%를 계약금으로 내면 당첨 이후 6개월이 지나는 내년 4월 9일부터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

27일 한국감정원 청약홈 자료에 따르면 레이카운티 1순위 청약접수 결과, 특별공급을 제외한 일반공급분 1,576세대 모집에 총 19만117개의 청약통장이 들어와 평균 120.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805.5대 1로, 4세대 모집에 3,222명이 몰린 전용면적 75㎡A 타입에서 나왔다.

레이카운티는 지난 24일 진행한 특별공급 청약에서도 1,183가구 모집에 1만480명(기관예비 접수 제외)이 청약해 평균 8.8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신혼부부는 689세대 모집에 8,608명이 청약해 평균 12.5대 1로 경쟁이 치열했다. 그만큼 2030세대의 첫 주택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고 볼 수 있다. 레이카운티는 전체 가구수가 4,470가구로, 조합원 분양분을 뺀 일반분양 물량은 2,759가구다. 지하 3층~지상 35층, 34개동, 전용 39~114㎡ 규모이며 모든 주택형이 시장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 이하의 중소형이다.

지역에서는 서울ㆍ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의 청약인지라 분양권 전매제한 규제 마지막 청약 물건이라는 희소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가점이 높은 2030세대의 경우 무난하게 당첨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결과는 역시나 이런 기대감이 막연한 확률이었음을 가감없이 보여줬다. 총 청약자 약 20만명이 몰려 당첨가점이 최저 59점, 최고 77점에 수준이다. 얼마나 높은 가점이어야 했음을 쉽게 설명하면 이렇다. 서울의 인기단지 청약 당첨 가점과 비등한 수준이었다. 그렇게 높아진 가점 장벽만큼 높아진 절망감을 지역 2030 또는 4050세대가 느낀 것이다.


입주가 아직 5년 정도나 남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3기 신도시가 주목받는 이유는 본청약 이전에 미리 청약을 진행하는 "사전 청약제" 때문이다. 당첨되고 나서 본청약 때까지 무주택자 요건을 유지해야만 입주가 보장된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7월부터 3기 신도시 등에 대한 사전 청약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토지 보상과 택지 조성 사업을 마치면 바로 이어 사전 청약을 받아 청약 대기자의 내 집 마련에 대한 불안 심리를 덜어주겠다는 것이다. 사전 청약에 당첨되더라도 본 청약 당첨자들과의 형평성 유지를 위해 최종 분양가는 1~2년 뒤 본청약 당첨자가 부담하는 최종 분양가와 동일하게 책정된다.

사전 청약은 본 청약과 청약 조건이 동일하고 특별공급과 일반공급으로 나눠 분양하는 것도 비슷하다. 사전 청약 당첨자는 일반 청약 전까지는 재당첨 등이 제한되지 않는다. 다만 일반 청약으로 다른 주택 청약에 당첨됐다면 사전 청약에 의해 당첨된 주택에는 입주하지 못한다. 역시 사전 청약 당첨자가 추후 본 청약에서 당첨을 포기해도 별도의 불이익은 없다. 다만 사전 청약자는 본 청약 때까지 무주택 요건 등 청약 자격을 유지해야 한다.

3기 신도시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은 홈페이지 방문 횟수 등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언론 등에 따르면 한 달여 동안 다녀간 방문자 수가 100만명(9월 17일 기준)을 넘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전 청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청약 일정을 문자로 전달받는 알림 서비스 신청자도 18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약 알림 신청자를 분석한 결과 40대 이하가 78%(20대 10%, 30대 38%, 40대 30%)로 나타났다. 3기 신도시에 대한 3040세대 등 젊은 층의 기대가 크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치들이다.

3040세대의 이러한 관심은 수도권 인접 지역 지자체 입장에서는 기회다. 3기 신도시를 주거와 일자리가 양립하는 자족 도시로 만들기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첨단 기술을 시험하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 판교의 테크노밸리로 인한 직주근접의 긍정적 효과는 상대적으로 일자리가 없는 일산 신도시와 분당신도시를 비교할 만큼 이미 경험치와 학습 효과가 쌓인 탓이다.

3기 신도시에 사전 청약하는 장점은 많다. 공공 택지로 분양되기 때문에 청약 대상지 주변 시세는 물론 민간 분양 단지보다 약 20% 정도 저렴한 분양가도 관심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그만큼 당첨 후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 또한 공공 택지에 분양되는 아파트는 민영보다 특별 공급 비율이 크다. 자격 요건이 된다면 특별 공급 때 당첨 확률이 높을 수 있기 때문이다.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발표는 서울과 수도권 "내 집 마련" 실수요들 입장에서는 현재의 전세시장에 대한 정부의 실패를 스스로 인정한 대책 마련이라는 점에서 전셋값 불안에 대한 심리적 위기감은 이전보다 더 커졌다고 봐야 한다. 그러한 심리적 위기감이 사전청약 시 당첨의 기대감으로 보상 받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정부에서는 말 그대로 청약 기회는 평등한지, 과정은 공정 할 것인지 그리고 결과는 정의롭게 나타날 것인지에 대한 점검과 대처가 필요할 것으로 요구된다. 창릉과 하남 등 서울과 가까운 3기 신도시에 대한 3040세대의 관심이 크기 때문이다. 또한, 이곳은 청약 지역 내 실거주 2년의 조건이 충족되어야 만 청약 가능하다는 것이 오히려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는 점에서 이를 악용하려는 사례들이 이미 인터넷 상에 막후 전술처럼 전파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제약 조건을 뚫고 당첨되는 작은 확률에 도전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정황으로 봐야 한다. 경쟁이 치열한 만큼 그 과정을 주시하는 "매의 눈"이 많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전청약에 쏠린 관심만큼이나 정부의 기민한 대처가 요구되는 이유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대학원 원장/주택ㆍ도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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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렬

전문가필진 사진
학력 영산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경원대학교 도시계획학과 졸업(도시계획학 박사)
알투코리아 부동산투자자문(주) 부사장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계획부(도시설계센터) 위촉연구원
업무실적 경상남도 주택정책심의위원
부산시 북구/연제구 분양가 심의위원
공인중개사 시험문제 출제위원
울산광역시 주택정책심의위원
그외 다수
저서 [도시재생 실천하라 : 부산의 경험과 교훈] (공저), 미세움, 2014
[주거 3.0 : 100세 주거 전세는 없다] (공저), 이담북스, 2013
[리셋, 주택의 오늘 내일의 도시] (공저), 이담북스, 2012
[도시는 브랜드다 : 랜드마크에서 퓨처마크로] (공저), 삼성경제연구소, 2008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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