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상영 칼럼니스트] 신(新) 님비(NIMBY) 현상 배상영 정책해설 2020.04.17 조회수 : 1427 추천수 :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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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新) 님비(NIMBY) 현상


전통적인 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 시설은 비교적 명확했다. 학술적으로는 "비선호시설"이라고 명명하기도 하는데, 이런 시설들의 유형 구분은 혐오성, 위험성, 순수공익성이나 위험시설, 혐오시설, 오염시설, 기피시설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구분의 차이는 있으나, 여기서는 중앙공무원 교육원의 분류를 따르기로 하며 자세한 현황은 [표 1]과 같다.


님비 현상의 원인은 크게 경제적인 요인과 기술적 안정성, 환경의 문제, 입지선정 과정(정치와 제도)로 구분 가능하다. 경제적인 요인의 가장 큰 부분은 역시 자산가격의 하락이다. 비선호시설이 인근에 입지하면서 생기면서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기술적 안정성의 경우 발전소와 같은 비 선호 시설의 기술적인 안정성에 대한 불신과 같은 것이다. 환경의 문제의 경우 쓰레기 소각장의 공기의 오염, 핵시설의 방사능 누출 위험 등이 될 수 있으며, 입지선정시의 과정의 문제는 입지 선정 및 운영과정에서의 공개성, 투명성, 합리성과 정부기관의 발표에 대한 신뢰도 등이 원인이다.

이러한 전통적인 님비 현상과 다른 현상들도 최근 들어 관찰되고 있다. 기존의 님비 시설의 성격이나 시설종류에 속하지 않아, 시설을 설립하려는 주체도 예상하지 못한 반대dp 당황하기도 한다. 전통적인 님비 현상의 원인으로는 규명할 수 없는 다양한 원인으로 생각지도 못한 시설들이 비선호시설로 추가되고 있다. 예를 들어 무선통신 기지국이나 대기업의 데이터 센터, 산업단지 등은 과거에는 지역경제를 살리는 핌피(PIMFY, Please In My Front Yard) 시설에 가까운 시설들이였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연거푸 좌초하였다. 새로운 님비는 소방서, 쇼핑몰, 영화관, 체육시설, 연구소, 관공서를 가리지 않는다. 신 님비 현상을 일으키는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서 현상의 원인을 규명해보도록 하자.

지난 6월 경기도 화성의 한 신축 아파트에서는 80대 여성이 의식을 잃었고, 구조대원은 영상 통화를 통하여 대처법을 알려주려고 했으나 전화가 끊겼고 출동한 구조대원이 바로 응급실로 옮겼지만 결국 숨을 거뒀다. 새로 지은 아파트에 중계기를 설치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중계기의 전자파의 유해성은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의견으로, 일반적으로 모든 중계기는 전자파 인체 보호기준의 10% 미만의 수치인 것으로 나타난다. 국립전파연구원 관계자는 한 언론을 통해 "많은 아파트들이 설치를 미루고 있다. 전자파 측정 결과를 제시해도 소용없다"고 밝혔다.

실제로 5G 도입으로 인한 새로운 중계기를 설치하는데 통신사들이 애를 먹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국민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거주 환경과 건강 등에 민감하게 된 시대적인 흐름이 반영된 결과이다. 비록 전문가들의 의견과 다르다고 하더라도 전자파가 인체에 해롭다는 믿음과 기업과 정부가 제공하는 정보는 자신들(지역주민들)을 위한 "진실"이라기보다는 설득을 위한 기업의 행위 혹은 정무적인 행위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와는 달리 굳이 송전탑이나 발전소와 같은 큰 시설이 아니라도 작은 위협도 좌시할 수 없는 생활수준의 향상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역주민의 신 님비 현상은 핌피 시설로 분류된 시설도 가리지 않는다. 지난해 6월 네이버는 용인시 공세동에 제2데이터 센터 건립 계획을 철회했다. 투자금액은 5,400억원으로 흔히 지자체가 유치하려고 하는 대형 대기업 시설이다. 하지만, 전자파, 냉각시설의 오염물 등이 건강을 위협한다는 이유로 주민 반대집회가 심화되었고, 네이버는 계획을 취소한 것이다. 네이버는 이미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의 전자파 수준은 가정집 수준이고 냉각수 또한 수증기에 불과하여 인체에 무해한 수준임을 검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일어난 일이였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님비 현상과 유사한, 그 다음에 일어난 일은 조금 다르다.

네이버가 용인 데이터센터를 취소하고 전국 지자체를 대상으로 부지 공개 모집에 나서자, 전국 60개 지방자치단체 78곳, 민간 및 개인 58곳 등 136곳이 네이버의 데이터센터를 유치하고자 나선 것이다. 님비 시설로 한 지역의 반대에 계획을 취소해야 했던 시설이 공모를 하자 100대 1의 경쟁구도가 생긴 것이다. 사실, 이 시설은 지자체에서는 핌피 시설에 가깝다. 첫 번째 데이터 센터는 강원도 춘천에 소재해 있는데 매해 지방세 168억원과 700여명의 지역주민을 고용했다. 같은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님비와 핌피를 오가는 시설이 된 것이다. 이러한 예는 민간시설 뿐이 아니다.

공공시설은 일반적으로 대표적인 핌피 시설로 분류된다. 특히 광역지방자치단체 기관이라면 더 할 나위 없다. 하지만, 2017년 서울시는 제2시민청을 강남구 대치동에 조성하려다 포기했다. 강남구청과 인근 주민들은 제2시민청 보다는 컨벤션 센터나 MICE시설이 들어와야 한다고 거세게 반대했다. 상업시설이 들어오는 경우가 공공시설이 들어오는 경우보다 부동산 가격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성동구 성수동에서는 메가박스 본사가 이전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성수동 문화복합시설"을 짓기로 계획하였다. 저층에는 사무실과 상가가 들어서지만, 고층에는 영화관이 입주한다고 하자 주민들은 교통난, 주차난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이러한 "신 님비 현상"은 시설을 계획하고 운영하는 주체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첫째로, 과거보다 소득수준이 증가하고 환경문제에 사람들이 예민해진 만큼, 주민들에 눈높이에 맞는 시설 계획 및 건립 추진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둘째로, 지역마다 지역민이 생각하는 님비 시설과 핌피 시설의 기준이 다르다는 점이다. 어떤 지역에서는 님비 현상이 일어나더라도 다른 지역에서는 핌피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 지역의 특성, 지역민의 소득 수준에 따라 선호하는 시설과 기피하는 시설이 다르게 나타나며, 시설 계획 및 운영 주체는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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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영

전문가필진 사진
학력 - 건국대학교 경영대학 부동산학과 박사과정
- 고려대학교 문과대학 사학과/사회학과 학사
업무실적 - 단위세대의 개방형 평면구성이 아파트가격에 미치는 영향, 부동산연구, 20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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