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나 칼럼니스트] 청년 주거복지 사각지대… 맞춤형 정책 나와야 김지나 2019.09.24 조회수 : 2331 추천수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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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주거빈곤실태와 주거복지정책의 방향

Hell(지옥)과 조선(朝鮮)의 합성어로, 마치 지옥과 같은 한국이라는 뜻을 담은 신조어 "헬조선"은 현 청년세대의 어려움과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불만을 짐작하게 한다. 청년들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 중 특히 저성장 시대의 경제둔화와 고용 불안정으로 인한 청년들의 "주거 빈곤"은 이미 오랫동안 논의되어온 심각한 문제다. MBC TV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조차 청년주거문제에 대한 문제를 다루면서 재조명되었던 청년주거문제는 「청년주거지원법」이라는 이름으로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현아 의원에 의해 법안발의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서울의 1인, 20∼34세 청년 가구 중 주거 빈곤 가구의 비율은 2005년 34.0%, 2010년 36.3%, 2015년 37.2%로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계속된 공공의 관심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청년계층의 주거 빈곤 문제가 계속 악화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현재의 청년주거실태와 복지제도 현황에 대한 재고(再考)를 불가피하게 한다.

2018년도 주거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수도권 청년 가구의 보증부월세는 평균 41.1만원, 무보증 월세는 32.9만원으로 일반 가구 평균에 비해 높은 월세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가구와 비교하면 청년 가구의 PIR은 5.1배로 다소 낮은 수준이나, RIR은 평균 20.1%로 일반 가구의 15.5%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청년 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일반 가구보다 소득대비 부담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수도권 청년 가구의 RIR은 20.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권고 하고 있는 20%를 초과하는 수준이다.


그렇다면 이토록 부담스러운 월세를 내는 청년들은 실제 어떤 곳에서 거주하고 있을까? 2018년 주거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수도권 청년 가구의 1인당 평균 주거면적은 25.4㎡로 일반 가구 31.7㎡보다 작다. 전체 청년 가구의 10.5%는 부엌·화장실 같은 필수 설비가 충족되지 못한 곳에 살고 있으며, 청년 가구의 평균 거주기간은 1.5년으로 일반 가구의 4분의 1수준이다. 청년들은 높은 주거비 부담을 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 가구와 비교하면 물리적으로도 열악한 주거환경 속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청년층 주거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가와 지자체는 다양한 형태의 청년주거복지 지원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행복주택과 (매입)전세임대주택을 포함한 공공임대주택정책은 대표적인 주거 지원정책으로 꼽힌다. 그 중 행복주택의 경우 전체 공급비율 중 80%를 젊은 계층(대학생ㆍ사회초년생ㆍ신혼부부)으로 설정한 대표적인 청년주거복지를 위한 공적 임대주택이다. 그러나, 주거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고안한 행복주택 청약에서도 수도권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 공릉의 경우 경쟁률이 99.4대 1인 반면, 가장 낮았던 경남 김해는 미달되기도 했다. 결국, 청년주거 빈곤의 문제는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음에도 적절하지 못한 정책으로 인해 정책 공급과 수요의 부조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층의 주거문제는 자가점유와 같이 소유의 측면에서 접근보다 적합한 지역에 적정한 면적과 안정적인 주거환경을 갖춘 곳에서의 거주의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목돈"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주택을 직접 매매하지 않더라도 작지 않은 규모의 목돈, 즉 보증금(Deposit)이 필요하다. 이때, 목돈의 출처는 일반적으로 대학생 혹은 사회초년생인 청년이 스스로 저축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기 때문에 부모에게서 증여 받는 형태로 나타난다. 이러한 목돈의 크기는 청년주거 빈곤의 시작을 좌우한다. 적절한 주거지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일부의 "목돈"인 (전ㆍ월세) 보증금과 "고정거주비"인 월세 또는 보증금 대출이자가 이중, 삼중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목돈이 부족하면 월세 또는 보증금 대출 이자가 늘어나고, 이렇게 늘어난 월 주거비는 다시 주거비 부담으로 이어진다. 결국, 목돈의 크기는 월 주거비 부담 비율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그 때문에 목돈을 가진 청년층은 양호한 주거환경을 선택할 수 있고, 목돈이 적다면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이게 된다.

이미 국가기관과 지자체는 이를 이해하고, 보증금 대출지원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자격요건이 연봉 3,000만원 이하로 대졸 초임 평균연봉(3,325만원 / 잡코리아, 2017년 기준) 수준인 점을 고려했을 때 다소 극 빈곤층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실효성이 없다. 행복주택만 해도 계약금은 보증금의 20%로 4,000~5,000만원의 보증금이 요구된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현재의 제도가 과연 청년층에게 부담 가능한 금액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오히려 획일적인 기준을 가진 보증금 지원제도 보다는 개별 청년 가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금과 적정한 주택에 거주하는 데 필요한 자금 사이의 간극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이끌 필요가 있다.

한편, 청년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현재의 행복주택과 같은 공적 임대주택(영구임대ㆍ행복주택 등) 정책이 있으나, 2011~2017년간 공급된 장기임대주택의 평균 최초계약률은 58.3%로 초기 계약률이 낮고 공가율이 높다. 청년 주거복지 제도를 양적인 공급에만 치중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청년 가구의 주거문제는 주거의 질과 정주 환경의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필자의 주장을 뒷받침 한다. 먼저 위치의 문제이다. 청년실업률이 9.8%(2019년 7월 기준)에 다다른 현시점에 주된 일자리가 있는 수도권으로의 선호현상은 너무나 당연함에도, 지역 주민들의 반발과 부지의 부족으로 인해 공급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물리적 공급형태에의 문제이다. 계약률이 가장 낮은 주택면적은 30㎡ 이하로 계약률이 48.0%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30㎡ 이하의 주택은 원룸형(또는 미닫이 분리형 원룸)에 1개 화장실의 형태로 공급되고 있는데, 이는 1~2인 가구가 주를 이루는 청년층에게도 과도하게 좁은 평형대라는 것을 반증한다. 수요자들의 희망 주거면적에 대한 세밀한 재조사가 필요한 것이다.

이미 절대 빈곤 시대에서는 벗어나 2018년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달러를 넘어설 만큼 경제적 풍요를 갖춘 현재에 이르렀음에도 청년들의 주거 빈곤 문제는 지ㆍ옥ㆍ고(지하방ㆍ옥탑방ㆍ고시원)에 놓여있다. 더불어민주당 청년미래연석회의 자료에 따르면, 2019년 청년 정책사업 중 주거 관련 예산이 총 11조 8,522억원으로 청년 정책 전체 예산 중 약 57%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청년주거 빈곤에 대한 국가적인 관심과 노력이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현대의 청년 가구가 겪고 있는 주거 빈곤의 문제는 부담 가능한 주거비와 적정 주거수준 사이에 놓여있음을 인지하고 실효성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기대해본다.

<참고자료>
국토교통부 통계누리, 주거실태조사(2018), https://stat.molit.go.kr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2015), https://www.census.go.kr/
주거비 부담 경감을 위한 지원정책, 국토연구원 국토이슈리포트 제5호, 2019.3.27.

김지나

전문가필진 사진
학력 건국대학교 경영대학 부동산학과 박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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