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수 칼럼니스트] 과연 주택담보대출은 가계부채의 "주범"일까? 고성수 부동산금융 2017.09.04 조회수 : 7547 추천수 :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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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관련 규제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가계부채 문제가 국내 경제의 뇌관으로 인식되어 불안 요인이 된 지 수년이 흘렀다. 정부의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가 있을 때마다 금융 감독당국은 가계대출의 주요 부문으로 인식되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규제카드를 만지작거렸으며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은 출렁였다.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IMF나 무디스 등 국제 주요기관들의 평가를 보면 가계부채에 대한 일부 우려가 있었으나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서는 그리 심각한 경고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과연 주택담보대출의 증가가 국내 가계대출의 규모를 확대했는지, 동 문제의 해결이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로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할 것 같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우리가 맹목적으로 당연시해 온 주택담보대출과 가계대출간의 관계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016년말 기준 가계신용은 1,344조원에 달했으며 GDP 대비 규모를 살펴보면 91% 수준으로 선진국 평균인 76.1%를 상회하고 있다. 미국은 평균 수준에 가까운 반면 호주나 캐나다, 네덜란드, 스위스 등 많은 국가들의 경우 GDP의 100%를 초과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가계부채 문제가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닐 것이다.

양적인 문제가 아니라면 질적인 측면에서의 고려가 필요한데 동 문제를 논의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지적되는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의 경우 OECD(2016) 국가 중 한국은 9번째로 높은 수준으로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 또한 전술한 가계부채가 많은 국가들에서 모두 문제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일부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이 증가 속도 면에서 문제가 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확실히 국내 가계부채는 비교 가능 국가들 중 증가 속도가 빠른 편에 속한다. 그러나 국내 가계대출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이 또한 그렇게 걱정할 문제인가 싶다. 우리는 1997년 외환위기 이전까지 제도권 금융을 통한 가계대출이 거의 전무했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본격적인 가계대출이 2000년 이후 불과 십여 년간 단기에 확대된 결과로 볼 때 증가 속도의 국제비교는 의미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상황이 어찌됐건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부채 확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난 10년간 가계대출의 구성요소를 볼 때 주택담보대출은 국내 가계신용의 50% 선을 하회하고 있어 수치상으로 볼 때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 규모뿐만 아니라 가계대출 대비 비중 또한 2007년 46.5%에서 지속적으로 완만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최근 가계대출의 증가 원인으로 보기에는 여러 면에서 힘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아래 통계에서 보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가운데 실제 주택매입에 활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주택매입자금은 주택담보대출의 50% 수준 이하로 추정되고 있어 전체 가계신용의 20% 내외의 주택구입용 자금이 가계대출 급증의 원인으로 이해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술한 바와 같이 GDP 대비 가계부채는 비교 가능 국가 중 다소 높은 수준이나 GDP 대비 주택담보대출은 낮은 수준이다. 가계부채 중 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적은 원인은 전세계약 중심의 주택 임대차 관행과 자영업 비중이 높은 경제구조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주택담보대출 증가의 원인은 1)주택시장의 호황, 2)임대주택의 월세화 등 주택시장의 움직임과 함께 3)가구소득의 저하로 추정할 수 있다. 최근 일부 지역의 주택가격 상승이 문제되고 있으나 전국 통계로 보면 국내 주택가격 상승폭은 2015년 0.5%, 2016년 1.9% 등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주택담보대출의 상당부분은 가구소득 보전 또는 영세업자의 사업자금 등에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선진국의 모기지와는 다른 형태의 단기 변동금리부 원리금 일시상환형 대출의 비중이 높음에 따라 외생적인 충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질적인 문제가 지속적으로 지적돼 왔다. 그러나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선제적 위기관리 차원에서 정부가 추진해 온 가계부채 종합관리방안을 통해 주택담보대출의 질적 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016년 말 기준 고정금리 대출의 경우 35.7%, 비거치식 분할상환의 경우 38.9%에 달하고 있어 목표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거두고 있으며 현시점에서는 선진국에 비교할 때 크게 문제될 만한 수준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은 가계신용대출 등에 비해 절반 수준이며 기업대출의 20% 수준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동 대출의 증가에 따른 금융권의 안정성 문제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일반적으로 주택금융규제는 주택담보대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궁극적으로 주택가격 하락으로 진행되는 형태를 보인다. 주택금융규제의 핵심 수단인 LTV나 DTI의 강화는 자산의 건전성을 증대시키는 한편 저자산, 저소득 계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금융규제 강화로 제약가구수가 확대되어 주택수요 감축에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하지만 효과가 하위 소득계층에 발생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가 강화될 때 다음과 같은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우선 은행권 주택금융규제가 확대되는 경우 비은행권으로 대출수요가 이동하여 전반적인 금융안정성을 저하시킬 우려가 높다. 또한 소득분위별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비율을 감안할 때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에 따라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경우 한계가구에 대한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주택가격 하락에 따른 부의 효과로 소비심리 위축으로 인한 경기 회복이 둔화될 우려가 높다.

결론적으로 국내 가계부채 문제는 전적으로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가계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대안으로 주택금융규제를 이용하는 것은 실효성 있는 대책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주택금융 관련 규제는 단기적으로 가계대출의 증가세를 쉽게 조절할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 가계대출의 문제를 해결하는 대안이 될 수 없는 한편 주택시장의 변동성을 확대해 안정적인 시장 운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택금융규제의 확대는 저자산, 저소득층에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으로 예상되어 주거복지 차원에서의 보완책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가계부채 문제는 기본적으로 부동산의 문제이기 보다는 경기부양 및 가구의 소득증대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 [전문가 칼럼]의 글은 본 사이트의 견해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고성수

전문가필진 사진
업무실적 박사 Cornell University, Economics (재무관리/산업조직론), 1995
現 전문위원,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금융전문가협의회 전문위원
現 한국부동산연구원(재) 재단이사
現 주택도시보증공사 도시재생 투자심의위원회 전문위원

(참고: 건국대학교 홈페이지 / 20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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