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석 칼럼니스트] 누가 폭락을 이야기하는가? 심형석 시장전망 2017.01.23 조회수 : 15720 추천수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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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조금 늦게는 2018년부터 부동산시장의 폭락을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다. 공급과잉에 따른 수요 부족이 이 논란의 핵심 이유다. 최근 국내외 정치경제적 이상 현상 또한 이 논란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부동산114의 자료에 의하면 2017년 전국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36만8천 세대다. 2018년에는 조금 더 늘어 42만1천 세대가 넘는다. 그 직전 3개 연도의 평균 입주물량이 27만4천 세대니 꽤 늘긴 늘었다. 철 지난 베이비부머의 대량 은퇴도 갑자기 다시 끄집어내 폭락의 근거로 활용한다. 베이비부머의 막내인 1963년생들도 은퇴대열에 합류한지 한참은 지났는데...

하지만 폭락 또는 심한 조정을 이야기하는 분들의 뇌리에는 최근 2년간 부동산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트라우마(trauma)가 심어져 있다. 많이 올랐으니 이제는 떨어지지 않겠느냐는 심리적 기대감이다.

많이 올랐고 가격이 높다는 것은 항상 상대적이다. 분양가는 주변의 매매가와 비교하고, 전세가격은 매매가격과 비교하듯 가격은 언제나 다른 가격과의 비교를 통해 그 정체성을 인정받는다. 그럼 우리 부동산 가격은 어디와 비교해야 할까.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것이 정답이다. 특히 국내 부동산시장을 선도하는 서울의 주택가격은 비슷한 경제수준을 가진 다른 나라의 수도(capital)와 비교하는 것이 적절하다. 필자의 방문 경험 그리고 통계자료를 보더라도 아직 우리나라의 아파트 가격이 외국보다 높다는 증거는 없고, 지난 2년간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올랐다는 주장 또한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2016년 말 강남구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3.3㎡당 3,549만원으로 2006년 말(3,546만원) 시점의 가격을 겨우 회복한 정도다.

한국감정원의 자료에 의하면 2016년 1월에서 7월까지 한국의 주택가격은 1.37% 상승을 했으나 캐나다는 9.69%, 중국은 9.37%나 상승했다고 한다. 영국(5.50%), 미국(4.69%), 일본(2.03%), 호주(1.84%) 모두 우리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양적완화, 수요대비 주택공급 부족, 그리고 중국 투자수요의 유입이 상승세의 주요 원인이었다. 국내 주택시장 또한 저금리, 유동성 확대 기조로 가격이 올랐으나 어떤 통계를 보더라도 국내 아파트가 다른 국가보다 많이 올랐다는 증거는 없다.

아파트 가격 또한 마찬가지다. 24평 아파트를 구입할 때 모나코는 57억, 홍콩은 22억, 뉴욕 18억, 도쿄는 10억원이 들지만 서울은 4.3억원이면 가능하다. 물론 2015년 말 자료이다. Global Property Guide의 또 다른 자료에 의하면 세계 주요도시 주택가격 중 한국의 서울은 ㎡당 4,728달러로 약 30위에 그친다. 우리보다 낮은 지역으로는 체코의 프라하, 남아프리카의 케이프타운 등이 있다. 이들도 모두 다 ㎡당 4천 달러를 넘어선다.

만약 우리나라 주택가격이 상대적으로 높다면 자산가치보다 고평가되어 거품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연구에 의하면 국내 아파트의 적정성지수는 0.6이며 서울은 0.72에 그친다. 이는 서울과 한국의 아파트 가격에 거품이 존재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말이다.

베이비부머의 은퇴 역시 이미 약효가 다 되었다. 최근의 통계들을 보면 50, 60대들은 부동산시장의 적극적 투자자로서 여전히 남아있음을 보여준다. 한국감정원의 자료에 의하면 60세 이상 아파트 구입은 5년 동안 57.2%나 늘었고 비중 또한 계속 증가하고 있다. 베이비부머가 주택을 매도해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기존의 우려는 잘못된 예측으로 드러났다. 고령화로 인해 지금의 60대는 과거의 40대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 않겠는가. 88만원 세대에 대한 배려 또한 주목할 만하다. 2016년 유일하게 늘어난 아파트 매매 원인은 "증여"다.

공급과잉 논란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부동산시장을 선도하는 대도시의 주택공급은 정비사업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재건축, 재개발사업의 비중이 서울은 이미 90%에 가깝고 부산도 50%에 이른다. 대부분의 주택이 주인 있는 집을 다시 공급하는 방식이라는 말이다. 얼마 안 되는 일반 분양분마저 뉴스테이(New Stay) 사업에서 가져가는 현실에서 10만 가구 정도 늘어난 공급량을 과잉 또는 물량폭탄이라고 할 수 있는가. 일본은 빈집이 전체 주택의 15%에 이르지만, 매년 90만 가구에 가까운 집들이 새로 지어지며, 모두 시장에서 소화되고 있다. 문제는 전체 공급량이 아닌 주택 수요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공급하느냐다. 정비사업이 아닌 택지개발을 통해 새롭게 주택을 분양하는 수도권 신도시의 공급물량은 필자도 걱정된다.

세계 주요 도시들을 방문해보면, 부동산가격은 평균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비싸다고 느낀다. 당신이라면 인도 뭄바이의 ㎡당 주택가격이 1만 달러에 육박하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무려 서울의 두 배가 넘는다. 하지만 대도시의 모든 지역이 비싼 것은 아니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강남에는 수십 억 하는 아파트들도 있지만 서울의 다른 지역에는 1억 원 대의 연립주택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1억 원 대의 연립주택은 오히려 더 팔리지 않는다. 이 연립주택은 투자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집값이 높다는 주장의 이면에는 이렇게 놓쳐버린 막차에 대한 트라우마가 담겨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부동산은 현장에 답이 있다. 도심의 소형아파트는 좋은 매물을 구하기가 여전히 힘들고, 강남의 재건축은 매도자와 매수자간의 밀당이 계속 이어진다. 2010년 이후 부동산시장은 저성장의 선진국형으로 변했다. 1990년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인 37.6%는 옛날 이야기며, 2006년 24.1%도 이제는 요원하다. 2010년 이후 아파트 매매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2015년의 상승률은 단지 5.6%에 그친다. 상승률이 낮으니 타이밍보다는 상품력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르지 않으니 몇몇 군데만 많이 오르지 않겠는가. 저성장과 차별화는 같이 간다. 벌써부터 "강남 재건축 급매물 소진?"이라는 기사가 나오는 건 무엇 때문일지 심각하게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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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석

전문가필진 사진
학력 <약력사항>
(現)영산대학교 부동산·금융학과 부교수
(現)영산대학교 부동산연구소 소장
(現)캠핑아웃도어진흥원 원장
전국경제인연합회 참사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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