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만 칼럼니스트] 주택시장, 공급 과잉 논란, 그 이후의 문제는? 임재만 시장전망 2015.12.08 조회수 : 15823 추천수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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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택시장에 대한 가장 뜨거운 논란 중 하나는 과연 공급 과잉인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 강호인 국토부장관도 공급 과잉과 미분양 사태에 대한 우려를 표하면서 학계와 업계에서 이에 대한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주택 거래량이 올 들어 10월까지 100.8만호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하면서 아파트 분양물량도 42만 24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47.5%, 주택 인허가 건수는 60만 4340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52.3% 증가했다. 거래량 증가가 인허가 건수, 분양물량 증가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내년에는 다소 공급이 줄겠지만 그래도 34-40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분양가 상한제 탄력 적용으로 건설사의 수익성 개선, 청약제도 간소화, 금리인하에 따른 저금리 기조, 대출 규제 완화, 전세난 지속에 따른 매매수요로 전환 등을 지적할 수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분양물량이나 인허가 건수보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의 입주물량이 32만 가구에 달해 준공 후 미분양 사태가 우려된다. KDI도 기초 주택 수요는 32만호인데 분양물량에 비해 17만호나 적어 공급과잉이라고 진단한다. 2006-2007년의 준공 후 미분양 사태로 역전세난, 할인분양, 기존 계약자와 갈등, 입주 거부 등의 문제를 겪은 경험이 떠오른다. 이미 주택시장에서는 거래량이 줄고, 매매가와 전세가 상승이 주춤하고 있다는 지표가 공표되고, 전문가의 내년도 집값 전망도 어둡다는 기사도 등장하고 있다.

공급과잉이 그렇게 우려할만한 상황이 아니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최근 공급물량 증가를 금융위기 이후 줄어들었던 공급량이 시장회복에 따라 늘어난 것이라고 본다. 이를 입증하는 지표가 큰 폭으로 증가한 거래량이라는 것이다. 적정 주택보급률을 105%라고 가정할 때 여전히 주택은 전체적으로 부족하다는 논리를 앞세운다. 다만 아직 주택보급률이 100%에 미치지 못하고 주택가격이 전국 평균보다 1.5배 이상 높은 수도권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나, 지방에서는 미분양이 우려된다는 점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내년 이후 공공택지 공급이 중단되면 공급량이 조정될 것이며, 주택건설사가 이미 공급 과잉을 우려해 물량 조정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더구나 지속적인 전세난에 따라 매매로 전환되는 수요, 서울 강남 3구의 재건축시장의 과열, 주택성능 향상에 따른 꾸준한 교체수요 등으로 주택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가기 어렵다는 조건을 제시한다.

건설사는 주택시장에서 왜 이리 많은 물량을 밀어내기 식으로 쏟아낼까? 필자는 그 이유를 건설사 간 "전염효과(contagion effect)"와 "양떼효과(herding effect)"에서 찾아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실제 건설산업연구원이 매월 발표하는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실제 거래량과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인다. 또한 거래량은 공급량과 같은 방향으로, 미분양물량과 거래량 및 공급량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건설업자들은 미분양물량이 줄고 거래량이 증가하면 시장예측능력이 뛰어나고 브랜드파워를 지닌 선두업체가 먼저 주택공급에 나서고 다른 업체들이 서로에게서 학습하며 서로를 베껴 한꺼번에 공급량을 늘리는 선택을 한다. 시장에서 장래 주택수요에 대한 "bad signal"이 있어도 이를 무시하는 선택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금융기관이 시장이나 건설업자에 대한 정보가 완전하지 않을 경우 건설업자가 다른 건설업자가 취한 행동을 모방할 경우 금융기관이 건설자금 공급을 중단할 가능성 때문이 낮아지기 때문에 "양떼효과"가 발생한다. 지금 아니면 앞으로 돈을 빌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주택공급 시기를 일시에 몰리게 한다. 다른 건설사를 따라 하지 않을 경우 회사의 평판(reputation)과 이미지에 손실을 입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양떼효과" 개념은 미국에서 서브프라임을 초래한 한 이유로 지적된 공급과잉을 설명하는데 사용되기도 했었다. 이는 다시 공급량 감소 현상을 설명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건설사가 현 상황을 공급과잉이라고 느끼면 서로 앞 다퉈 공급량을 줄이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행동은 시장에서 "boom & bust"가 번갈아 나타나는 주택경기 순환주기를 형성하는 것으로 시장의 근본적인 문제는 아니다. 공급과잉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지고 시장은 정상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구절벽(demographic cliff)과 저성장 등으로 표현되는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최근의 난제와 부닥치면 이 문제는 달라진다. 생산가능인구의 비중이 내년에 정점을 찍고 이후 감소세로 돌아선다는 전망대로라면 주택시장에서 새로운 주택을 소유하려는 수요계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더욱이 세대 간 소득 양극화로 새로운 주택소비계층이 소유보다는 임차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최근의 전세가격 상승과 전세의 월세 전환, 주택보유율 하락 내지는 보합 등의 현상은 바로 이러한 사회경제적 근본의 변화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주택 소유에 대한 수요 감소는 주택경기순환주기 상 공급과잉이 지속적인 시장수요로 자연스럽게 해소되기 어렵다는 것을 말한다. 주택경기순환주기 상 공급과잉이 저성장, 인구절벽 현상과 맞물려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향후 과제는 공급과잉의 부드러운 해소를 통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있다. 과잉 공급된 주택재고에 대한 원만한 처리를 통해 주택경기의 연착륙을 꾀해야 한다. 주택공급은 주로 공공의 택지공급과 민간의 주택건설에 의해 이루어진다. 시장에서는 더 이상 공공택지 공급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그렇다면 공공택지를 떠안은 건설사가 주택을 추가로 공급하는 물량은 줄어들 것이다. 또 다른 주택공급경로는 민간이 자체적으로 토지를 확보해서 주택을 건설하는 경로다. 민간이 미분양이라는 재고를 부담하면서까지 민간택지에 주택을 건설 공급하는 것을 정부에서 규제할 수는 없다. 남은 것은 공공이다. 공공은 정부가 통제할 수 있다. 공공은 직접 주택을 공급하는 대신 미분양주택을 공공임대리츠에 편입하는 방식으로 미분양 문제 해소에 나서면서 공공임대주택 확보도 기할 수 있다. 민간이 미분양 재고 부담으로 공공임대리츠에 할인된 가격으로 매각하게 될 것이고 공공임대리츠는 민간자본에 대해 충분한 수익을 주면서도 임대료나 관리비를 낮게 유지할 수 있어 수익성과 공공성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미분양 사태가 우려되는 시기에 공공마저 주택공급을 늘리면 민간의 재고부담 압박은 더욱 가중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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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만

전문가필진 사진
학력 2001년 연세대학교 경영학 박사
1997년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
1986년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
업무실적 2007.9 ~ 세종대학교 조교수 회원
2006.6 ~ 한국주택학회 회원 회원
2001.12~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회원
1998.7 ~ 한국부동산분석학회 이사
199.5~2001.8 한국감정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저서 2013.12 / 국내전문학술지, 우리나라 가구의 주거이력유형과 자산변동
2012.2 / 국내전문학술지, 논문제목(원어)Full-scale optimization 기법과 평균분산기준의 포트폴리오 성과 비교
2011.9 / 국내전문학술지, 서울시 아파트 임대차계약 구조에 대한 새로운 해석
등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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