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만 칼럼니스트] 월세와 깡통전세의 증가 문제는 주택임대정책으로 풀어야 임재만 연구분석 2015.11.04 조회수 : 15320 추천수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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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택임대차시장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전세의 월세 전환에 따른 서민의 주거비 부담 증가, 깡통전세의 등장이 그 것이다. 전세 수요는 많고 공급은 월세로 전환하여 적으니 월세세입자는 월세가, 전세세입자는 전세가상승이 부담되어 소비지출이 감소하여 경제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도 적지 않은 형편이다. 현상은 두 가지로 나타나나 그 본질은 하나로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저금리와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탓을 들고 있다. 정부는 끝없이 오르는 전셋값에 대한 세입자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전세대출을, 전세의 월세 전환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월세대출을, 전세수요를 매매수요로 전환하기 위한 주택매입자금 대출 등 주로 대출대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대책은 주택시장의 동인에 대한 이해 부족을 드러낸 한계를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의 기본적인 동인은 주택가격 변동에 대한 기대감이다. 이러한 기대감을 주택시장에서 심리로 봐도 좋고 거시경제의 영향을 받는 근본가치로 봐도 좋다. 어느 관점에서도 이 주택가격 변동에 대한 기대감이 주택시장을 움직이게 하는 기본적인 동인임은 부정할 수 없다. 주택가격 변동에 대한 기대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금리가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집주인들은 전세보다 월세를 선호하게 된다. 이 때 집주인은 전세가에서 보증금을 뺀 금액만큼 대출을 받고 이자를 부담하는 한편 대출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전월세전환율로 월세를 받고 월세와 이자 차이만큼 수익을 얻게 된다. 집주인은 월세를 선호하니 전세 공급은 줄어 전세가는 오르고 월세 공급은 늘어 월세는 하락한다. 다만 전세가는 높아지고 월세보증금은 거의 변화가 없으니 전월세전환율이 낮아지게 된다. 이런 경우 세입자 보호를 위해 전월세전환율 상한제는 실시 하나 마나 정책이 된다. 집주인의 전체 주택투자에 따른 수익률 측면에서 이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집주인은 집값에서 대출과 월세보증금을 뺀 차액을 투자하고 월세수입에서 대출이자를 갚고 난 나머지를 수익으로 얻는다. 이렇게 계산한 수익률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최근 정부가 임대리츠제도나 민간임대주택사업에 인센티브를 제공해도 그리 활성화되지 못하는 것도 낮은 수익률이 가장 큰 원인으로 해석된다. 구체적으로 수치를 이용해 설명해보자. 한국감정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5년 9월 현재 서울시 아파트의 중위매매가격은 5억5백만원, 전세가격은 3억4천만원, 월세 보증금과 연간 월세는 각각 1억2천만원과 1천만원 정도다. 현실적으로 집주인의 이익은 전세가격에서 보증금을 뺀 약 2억2천만원에 대한 대출금리(2%)와 전월세전환율(5%)의 차이를 곱한 금액이므로 연간수익은 660만원이 된다. 주택투자수익률은 4%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주택에 투자한 자기자본은 집값과 전셋값의 차이인 1억6천5백만원). 그런데 시장에서 향후 주택가격이 어느 수준 이상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면, 타인자본을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가 선호된다. 여기서 어느 정도 수준은 구체적으로 집주인들이 대출과 보증금을 레버리지로 활용하고 대출은 이자만 내는 만기일시상환방식일 때, 기대가격 상승액이 월세수입과 대출이자의 합과 같아지는 지점을 의미한다. 이 지점을 넘어서는 조건에서 집주인은 전세를 가장 선호하게 된다. 레버리지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이자를 부담하는 대출보다는 이자를 부담하지 않는 전세가 더욱 선호되는 것은 자명한 이치다. 집주인들이 서로 전세로 임대를 하려고 하여 즉, 전세 공급이 증가하여 전세가격이 크게 오르지 못하고 오히려 내리기도 한다.

최근 주택시장에서는 전자의 상황에 놓여 있다. 즉 기대가격상승률이 일정 수준 이하이기 때문에 월세 선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집주인에게는 전세 대신 월세, 그러면서도 보증금을 낮게 하고 월세를 늘리는 것이 유리하지만 세입자의 월세미납, 명도 등 위험과 세입자의 월세 부담능력, 집주인의 보증금 차액 반환 능력 등을 고려할 때 월세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의 보증금을 받게 된다.

위의 예에서 집값이 향후 1년간 3%만 상승한다고 기대할 수 있다면 1년 후 기대매매가격 5억2천만원에서 현재 전세가격 3억4천만원을 제한 1억8천만원을 쥐게 되어, 이 때 주택투자 수익률은 9%를 넘어선다(매도에 따른 경비는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주택투자 수익률은 집값에 대한 전셋값의 비율이 높아질수록 같은 주택가격 상승률 조건에서 점차 높아진다. 현재 깡통전세를 유발하는 집주인의 투자행태를 시장에서는 "갭(gap) 투자"라고 한다. 집값과 전셋값 차이가 적은 주택을 사서 전셋값을 더 높여 투자원금을 상당 부분 회수하고 집값의 작은 상승으로도 큰 수익률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의 투자로 공급부족에 시달리는 전세시장에서 전세가격이 더욱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주택매입을 꺼리는 세입자들은 집값에 육박하는 전셋값을 치르는 위험을 감수하고 있다. 집을 살 때 부담해야 하는 집값 하락위험 대신 깡통전세로 인한 보증금 미회수 위험을 감수하는 선택을 하는 것이다. 즉 깡통전세는 집값 상승을 노리는 투자자와 집값 상승에 회의적인 세입자의 이해 일치가 낳은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일부에서는 금융기관이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위해 주택대출에서 담보비율을 적용하듯이, 사금융에 해당하는 전세시장에서도 전세가비율에 대한 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어느 정도 합리적으로 보인다. 전세가비율 상한을 넘는 경우 집주인에게 보증금반환보증보험을 들게 하거나, 임차권 등기를 하는 등의 추가적인 보호 장치를 강제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식의 시장개입은 용이하지 않다. 비용도 많이 들고 암시장이 나타날 수도 있다.

결국 지금의 문제는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나야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집값 상승이 반드시 좋은 것도 아니라는 것을 그 간의 경험을 통해 배웠다. 미국의 아미와 수피교수는 『빚으로 지은 집』에서 서민들이 무리하게 대출을 끼고 집을 산 경우 집값 하락에 따른 피해로 빈부격차가 더 심해졌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주택소유 촉진 정책도 필요하지만 부담 가능한 임대주택의 공급이 늘어야 한다. 정부 정책도 임대시장에 더욱 집중할 필요가 있다. 공공 및 민간임대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임차인의 주거권을 보호하는 한편, 투자자의 적정한 수익이 가능하도록 하는 정책의 입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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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만

전문가필진 사진
학력 2001년 연세대학교 경영학 박사
1997년 연세대학교 경영학 석사
1986년 연세대학교 경영학 학사
업무실적 2007.9 ~ 세종대학교 조교수 회원
2006.6 ~ 한국주택학회 회원 회원
2001.12~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회원
1998.7 ~ 한국부동산분석학회 이사
199.5~2001.8 한국감정평가연구원 책임연구원
저서 2013.12 / 국내전문학술지, 우리나라 가구의 주거이력유형과 자산변동
2012.2 / 국내전문학술지, 논문제목(원어)Full-scale optimization 기법과 평균분산기준의 포트폴리오 성과 비교
2011.9 / 국내전문학술지, 서울시 아파트 임대차계약 구조에 대한 새로운 해석
등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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